영양교사 칼럼 · 우리 아이 식생활 이야기 · 스물여덟 번째

위고비·마운자로,
우리 아이에게도 괜찮을까요?

뉴스에서, 광고에서, 아이들 대화 속에서까지 오르내리는 '비만 주사'. 이 약이 원래 하는 일은 무엇이고, 아직 자라는 몸에 쓸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차분히 정리해 드립니다.

"엄마, 나도 그 주사 맞으면 안 돼?" 아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면 부모님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나무라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선뜻 답하기도 어렵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고, 아이들도 짧은 영상과 친구들 이야기로 그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약을 겁내거나 부추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히 무엇을 하는 약인지 그리고 아직 자라는 몸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비만은 게으름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다만 성장기의 몸은, 어른의 몸과 다릅니다.

먼저, 우리 집 상황을 가만히 살펴볼까요?

진단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해당하는 항목에 편하게 눌러 보시고, 아래 버튼을 누르면 함께 해석해 드립니다.

🔎 우리 집 관찰 체크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주세요. 다 고르신 뒤 '결과 보기'를 누르면 해석이 나타납니다.

이 약은 원래 무슨 일을 하는 약일까요?

'다이어트 약'이라는 별명 때문에 오해가 많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지방을 태우는 약이 아닙니다.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호르몬을 흉내 내어, 배고픔과 포만의 신호를 조절하는 약입니다.

🧬

원래는 우리 몸이 만드는 호르몬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GLP-1이라는 호르몬이 나옵니다. 인슐린 분비를 돕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추고, 뇌에 "이제 충분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 약은 그 호르몬이 몸속에서 오래 일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

출발은 당뇨병 치료제였습니다

혈당을 다스리기 위해 개발된 약을 쓰던 중 뚜렷한 체중 감소가 관찰되면서, 비만 치료 영역으로 넓어졌습니다. 마운자로는 여기에 GIP라는 또 다른 호르몬 작용까지 더한 이중 작용 약물입니다.

⚖️

'보조요법'이라는 이름표가 핵심입니다

허가 문구에는 늘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식사와 활동이 주인공이고 약은 거드는 역할이라는 뜻입니다. 약만으로 완결되는 치료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 약의 진짜 역할은 '식욕 신호를 조절해 주는 것'입니다. 먹고 싶은 마음이 줄어드니 먹는 양이 줄고, 그 결과 체중이 줄어듭니다. 바꿔 말하면 약을 쓰는 동안 먹는 양 자체가 확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른에게는 대체로 감량이라는 목표에 부합하지만, 아직 자라야 하는 아이에게는 이 지점이 그대로 위험 요인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까지 허가되어 있을까요?

두 약의 상황이 서로 다릅니다. 이름이 함께 붙어 다니다 보니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아이와 관련해서는 특히 구분이 중요합니다.

위고비 (세마글루티드)
주 1회 투여 · GLP-1 계열
12세 이상 청소년 적응증 있음
  • 체질량지수(BMI)를 성인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 동시에 체중이 60kg을 초과하는 12세 이상 청소년
  • 의사가 비만으로 진단한 경우에 한함
  •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과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
마운자로 (티르제파타이드)
주 1회 투여 · GLP-1 + GIP 이중 작용
청소년 적응증 없음
  • 만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허가된 약입니다
  • 18세 미만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 그럼에도 10대 처방 건수가 몇 달 사이 1.5배가량 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여기서 꼭 짚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위고비의 청소년 기준인 '성인 환산 BMI 30 이상, 체중 60kg 초과'는 상당히 높은 문턱입니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기준으로 보면 상위권 비만 단계에 해당합니다. 즉 "살이 좀 있는 아이"를 위한 약이 아니라,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수준의 비만 환자를 위한 약입니다.

⚠️ 이것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 둘 다 전문의약품입니다. 반드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합니다.
  • 미용 목적이나 정상 체중 범위 아이의 단기 감량에는 처방되지 않습니다.
  • 가족이 처방받은 약을 아이에게 나눠 쓰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용량도, 판단 기준도 전혀 다릅니다.
  • 온라인이나 개인 거래로 구한 제품은 성분과 보관 상태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성장기에 쓸 때, 무엇이 달라질까요?

같은 약이라도 아직 자라는 몸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임상시험에서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는 성인보다 부작용 발생률이 높게 보고되었습니다. 아래 카드의 버튼을 누르면 각 항목의 내용이 나타납니다.

겁을 드리려는 목록이 아니라, 의료진과 상의할 때 무엇을 물어볼지 정리해 두기 위한 내용입니다.

🤢
속이 힘든 날들
가장 흔한 반응입니다
위장관 이상반응 메스꺼움, 구토, 복통, 더부룩함, 설사나 변비가 가장 흔합니다.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이니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이어지면 탈수로 번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한 복통이 계속되면 급성 췌장염 가능성도 있어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
담낭에 생기는 문제
성인보다 더 자주 보고됐어요
담석증·담낭염 임상시험에서 12세 이상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담석증과 담낭염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체중이 빠르게 줄어들 때 담즙 성분의 균형이 흐트러지기 때문으로 봅니다. 오른쪽 윗배 통증이나 오래가는 소화 불량은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신호입니다.
💫
어지럼과 저혈압
학교 생활에 영향을 줍니다
저혈압·피로 청소년에서 저혈압이 성인보다 많이 보고되었고, 두통과 어지러움, 일어설 때 핑 도는 느낌, 졸림과 피로감도 나타납니다. 등하교길이나 체육 시간처럼 아이가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순간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
자라는 데 쓸 영양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영양 섭취 부족 식약처도 청소년은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양 섭취 부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먹는 양이 줄면 열량만 주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칼슘, 철분, 아연처럼 키와 뼈, 혈액을 만드는 재료가 함께 줄어듭니다.
🦴
함께 빠지는 것들
체중만 빠지지는 않습니다
근육량·골밀도 체중이 줄 때는 지방만 빠지지 않습니다. 근육량이 함께 줄어드는 것이 이 계열 약물의 오랜 숙제입니다. 청소년기는 평생 쓸 뼈와 근육을 쌓아 두는 시기여서, 어른에게는 감수할 만한 손실이 아이에게는 되돌리기 어려운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
마음의 변화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
기분·행동 관찰 허가사항에는 체중 관리 목적으로 투여받는 환자에서 우울감이나 기분·행동의 변화가 나타나거나 악화되는지 살펴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가라앉아 있거나 힘든 마음을 내비친다면, 미루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부작용이 아니지만 함께 알아 두실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약은 쓰는 동안 식욕 신호를 조절해 주는 약이라, 중단하면 식욕이 돌아오면서 체중도 상당 부분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약을 쓰든 쓰지 않든, 결국 먹는 습관과 움직이는 습관을 함께 바꾸는 일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약은 무조건 나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만은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의 결과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그동안 소아·청소년 비만은 "네가 노력하면 되는 일"로 취급되어 아이와 부모님 모두에게 죄책감만 남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미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혈당 문제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 아이에게는, 약물 치료가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임상시험에서는 생활습관 관리만 했을 때보다 뚜렷한 체중 감소와 대사 지표 개선이 확인되었습니다.

문제는 '약이 있느냐'가 아니라,
'꼭 필요한 아이에게 쓰이느냐'입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약을 쓰는 상황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아이가 외모를 위해 손을 대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20~30대에 처방이 집중되고 10대 처방도 빠르게 늘면서, 정부도 오남용 예방을 위해 안전사용 안내를 학교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검색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가려져야 할 문제입니다.

초등학생 부모님이 오늘 하실 수 있는 일

초등학생 시기는 대부분 약을 고민할 단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만들어 두는 것들이 이후에 약이 필요해지지 않도록 지켜 줍니다. 모두 하실 필요는 없고, 우리 집에서 오늘 시작하기 쉬운 것 하나를 골라 보세요.

1아이가 먼저 물어보면, 답보다 질문을 먼저 해 주세요
"그런 거 어디서 들었어!"라고 막으면 아이는 다음부터 부모님이 아닌 인터넷에 묻습니다. "어디서 봤어? 어떤 점이 궁금했어?"라고 먼저 들어 주세요. 정보를 바로잡을 기회는 그다음에 옵니다.
"그 약은 아픈 사람이 의사 진료를 받고 쓰는 약이야. 궁금하면 같이 알아볼까?"
2몸무게 대신 '몸이 하는 일'을 이야기해 주세요
"살 좀 빼야겠다"는 말은 동기를 만들지 못하고 자기 몸에 대한 미움만 남깁니다. 대신 "요즘 계단 오를 때 덜 힘들지?", "잘 자고 나니 아침이 수월하네" 같은 기능 이야기를 건네 주세요.
평가하는 말 → 알아차리는 말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식탁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3가장 먼저 손볼 것은 '마시는 것'입니다
식사를 줄이는 것보다 음료를 정리하는 편이 성장기에는 훨씬 안전합니다. 가당 음료 한 병에는 하루 권장 당류에 육박하는 양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물과 우유를 기본으로 두고, 단 음료는 '특별한 날'로 옮겨 주세요.
4끼니를 줄이는 대신 아침을 채워 주세요
아침을 거른 아이일수록 저녁과 야식에서 몰아 먹기 쉽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밥 반 공기와 계란 하나, 우유 한 잔이면 충분한 시작입니다.
성장기의 체중 관리는 '덜 먹기'가 아니라 '제때 먹기'에서 출발합니다.
5집 안의 약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세요
가족 중 누군가 비만치료제를 쓰고 있다면, 보관 장소와 함께 "이건 진료를 받고 나에게만 처방된 약"이라는 설명을 한 번 해 주세요. 아이는 부모의 태도에서 약을 대하는 기준을 배웁니다.
6걱정될 때는 검색창보다 진료실과 상담실로
아이 체중이 정말 걱정되신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평가가 먼저입니다. 학교 영양상담실에서도 성장도표를 함께 보며 우리 아이의 지금 위치와 생활습관을 차분히 점검해 드릴 수 있습니다.

💬 이번 주 '약보다 먼저' 챌린지

이번 주에 하나만 골라 실천해 보세요. 하나면 충분합니다.

약보다 먼저 놓아야 할 것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분명 의학의 성취입니다.
꼭 필요한 아이에게는 건강을 되찾아 주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아직 자라는 몸에는, 지켜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약을 고민하기 전에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이는 하루를 먼저 놓아 주세요.
그 하루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오래가는 처방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식탁을 살피는 학부모님을 응원합니다.

이 자료는 학부모 영양교육을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사용 여부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약을 나누어 쓰거나 허가 범위를 벗어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체중이나 성장, 식사량, 기분 변화가 걱정되신다면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약물 사용 중 이상 사례가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청소년 비만치료제 안전사용 안내, 각 제품 허가사항, 대한비만학회 관련 자료.